버미육

버미육 도전일기... - 30부 (完)

K66Google 2023. 4. 14. 14:39

 

4월 6일.

마지막 정규방송 일정이 확정되어 트위치 정보탭, 개망초방송국 카페, 유튜브 커뮤니티에 공지하였다.

예정했던 대로 4월 13일(목)에 실시하며, 코너도 미리 구상한대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4월 7일.

유로트럭2 방송은 망초운송 사옥을 둘러본 뒤, 서울로 돌아가서 장기휴업을 하는 식으로 결말을 냈다.

마지막화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런지 사고도 두 번이나 나고, 도로도 험한 코스가 나오는 등 여러가지로 운수가 나쁜 일들이 가득했다.

 

 

4월 8일.

이 날은 2차 목표였던 180일차 방송이었다. 기념 차원으로 복장도 바꿔입었고, 채팅 계엄령도 임시로 해제하였다.

 

 

4월 9일.

시스카 방송에서는 남은 구역을 모두 개발한 뒤 공원 단지를 조성하였다. 마지막 정규방송에서 보여줄 버추얼 인터뷰의 무대라는 컨셉으로 공원에 카페도 설치하였다. 그 후 동별로 인구 현황을 쭈욱 둘러보고 방송을 마쳤다.

 

 

망초시.png
7.87MB

CSLMapView 모드로 출력한 망초시의 지도 PNG 파일도 첨부한다.

 

 

4월 10일.

심즈3 방송에서는 버추얼 개망초가 직접 심즈 세계로 들어가서 그동안의 플레이 캐릭터였던 숙자와 만나 포옹을 하는 장면으로 엔딩을 냈다.

 

 

같은 날 진행된 원신 방송은 평범하게 캐릭터 스토리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끝냈다. 원신은 맵 업데이트 등의 요소가 남아있으니 나중에 또 스트리밍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4월 11일.

스타듀밸리 방송에선 사막 해골 광산을 1000층까지 뚫고, 2년째 봄을 맞이하는 식으로 결말을 냈다.

 

 

이 날 개망초방송의 평균 시청자수 및 최대 시청자수의 최고 기록이 경신되었다. 물론 다른 스트리머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수준이지만...

아무튼 이로써 개망초방송의 게임 관련 정규 프로그램들은 모두 끝났다.

 

 

4월 12일.

본래 목요일 프로그램이었던 쇼 망초중심을 마지막 정규방송 일정으로 인해 수요일에 방영하였다.

프로그램 엔딩에선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하고 싶었던 말을 솔직하게 표현했고, 방종 전에는 투네이션 후원 기능을 위해 녹음된 대사들을 재생시키기도 했다. 아까웠기 때문에...

 

 

이 날 방송 때 무봇에 오류가 있었는지 스트리머의 !명령어에 반응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방송을 마친 후 임시방편으로 고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방송 시작 전 미리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걸... 후회감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4월 13일.

마지막 정규방송 날이 되었다.

 

여느때와 다를 바 없이 OBS에서 방송 시작을 누른다.

 

 

(마지막 정규방송 영상)

마지막 정규방송은 사전에 여러번 리허설을 거쳤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3부 버추얼 인터뷰 초반부에 대사를 중복으로 말한 문제가 있었는데, 다행히 중복으로 말한 대사도 문맥 상 크게 어색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4부 마지막 발언 초반부엔 OBS 오류인지 인터넷 연결 문제인지 다시보기 영상에 대사가 잘못 기록되었다.

'...마지막 발언 순서입니다. 말 대부분은 버추얼 대부분은 버추얼...'  이 대사는 원래 

'...마지막 발언 순서입니다. 물론 하고 싶은 말 대부분은 버추얼...' 이라는 대사였다.

 

 

마지막 정규방송을 마치고, 버추얼 인터뷰의 진행을 맡은 물망초 기자(?)와 사진 한 번 찍었다.

 

 

그 후 데뷔 당일 이후로 약 6개월 동안 단 한번도 확인하지 않은 팔로우 목록을 둘러보았다. 유튜브 댓글로 잠깐이나마 교류했던 스트리머가 보여서 팔로우를 눌러주었다. 일찍 알았다면 좀 더 일찍 눌러줬을텐데...

그 뒤엔 트위치코리아의 직원 감원이 사실상 국내 철수라고 주장하는 희한한 기사(링크)를 접했다. 철수하든 안 하든 이젠 내 알 빠 아니라고 생각하며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월 14일.

통계는 처참했다.

마지막 정규방송을 생방송으로 본 사람은 나를 빼고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었다.

 

 

생방송 시청수 1회는 내가 방송 관리자 탭을 열고 방송을 했기 때문에 집계된 것이다.

평균 시청자수, 최대 시청자수, 고유 시청자 모두 마찬가지로 나 자신이 집계된 것이다. 고유 채팅 참가자는 개망초방송의 채팅봇들 10명이 집계된 것이고...

마지막 정규방송 도중, '오늘 방송이 최저 기록을 경신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멘트를 했는데 말이 씨가 되었다.

어쩌면 방송 카테고리를 'Just Chatting'으로 설정한 게 화근일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특별 이벤트'나 '토크쇼 및 팟캐스트'로 설정했으면 이보다는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 엎질러진 물이다. 후회해도 늦었다.

 

4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의 생방송 시청수 통계는 다음과 같았다.

 

일자 데뷔일차 프로그램명 생방송 시청수
2023-04-01 토 173일차 삼국지11 16
2023-04-02 일 174일차 시티즈 스카이라인 21
2023-04-03 월 175일차 심즈3와 원신 26
2023-04-04 화 176일차 스타듀밸리 21
2023-04-05 수 177일차 휴방  
2023-04-06 목 178일차 쇼 망초중심 (7화) 6
2023-04-07 금 179일차 유로트럭2 12
2023-04-08 토 180일차 삼국지11 18
2023-04-09 일 181일차 시티즈 스카이라인 21
2023-04-10 월 182일차 심즈3와 원신 24
2023-04-11 화 183일차 스타듀밸리 28
2023-04-12 수 184일차 쇼 망초중심 (8화) 13
2023-04-13 목 185일차 마지막 정규방송 1

유로트럭2는 지난 방송에 비해 크게 하락하면서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삼국지11과 시티즈 스카이라인, 심즈3·원신은 지난 방송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결말을 냈다.

스타듀밸리는 시청수가 증가하면서 4월 생방송 시청수 최고 기록 달성 뿐만 아니라 평균 시청자수·최대 시청자수 역대 최고 기록까지 경신하였다.

쇼 망초중심은 7화가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으나, 8화에서 두 자릿수로 반등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그리고 마지막 정규방송은... 생방송 시청수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며 처참한 결말로 끝났다.

 

 

트위치트래커 랭킹은 60만위대 까지 떨어지다가 데뷔 때와 비슷한 50만위대 초반까지 올라왔다.

개망초방송이 그래도 눈꼽만큼이라도 성장해서 올라간 것인지, 아니면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나보다 랭킹이 위에 있었던 스트리머들이 단체로 방송을 접어서 그런건지... 알 수도 없고 이젠 알고 싶은 생각도 없다.

 

 

개망초방송국 카페는 정규방송 재개 시까지 가입 불가 처리하고, 시청자 게시판도 폐쇄한다.

어차피 아무도 쓸 일이 없을거고, 괜히 광고 계정만 가입해서 카페가 스팸 천국이 되게 둘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정규방송이 재개될 날이 과연 오긴 할지 모르겠다. 사실 방송을 접거나 은퇴한다고 말하면 너무 슬프기도 하고, 향후에 버추얼 개망초가 모습을 드러낼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에 '정규방송 종료' 라는 식으로 포장한 면도 있다.

어찌됐든 간에, 버추얼 개망초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건 변함없다.

 

 

마지막 정규방송을 마치고 난 뒤 찍었던 OBS 확인용 모니터... 이제 켤 일도 줄어들게 되겠지.

이것으로 내가 블로그에서 약속했던 버미육 도전은 완전히 끝났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다.

이번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은 방치해놓은 거나 다름없었던 유튜브 채널에 컨텐츠를 채웠다는 것과 OBS 제어 경험, 트위치 채팅봇 운용 경험, 클립보드 뷰어 프로그램 개발, 블로그에 남겨진 버미육 도전일기... 그리고 버추얼 개망초와 만났다는 점 등이었다.

잃은 것은 돈과 시간, 그리고 자신감이다.

돈과 자신감은 나중에 어떻게든 돌릴 수 있어도, 시간은 돌릴 수 없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귀찮거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으로 거의 손 놓고 있었던 게임들을, 방송을 위해 6개월 간 버추얼 개망초와 함께 플레이한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 즐거움은 통계 앞에서 팍 식어버리지만, 적어도 게임을 하고 있을땐 즐거웠다.

 

...하고 싶은 말 대부분은 이미 마지막 정규방송때 다 말했기 때문에, 더 길게 서술하지 않겠다.

과연 1부부터 마지막부까지 다 읽은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버미육 도전은 끝났지만 버추얼 개망초의 방송은 아직.. 끝낼 수는 없다.

그럼 이만...

 

 

~ 버미육 도전일기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