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티스토리 자체광고 사태. 카카오는 왜 기괴한 행동을 하는가?

K66Google 2023. 6. 29. 11:00

2023년 6월 27일 오전 11시. 모든 사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티스토리를 운영하는 카카오가 돈이 궁했는지 '자체 광고' 라는 명목으로 애드센스 광고판을 달아놓은 티스토리 블로그에 자기들 애드센스 계정의 광고판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자사 광고 플랫폼인 애드핏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당일 날부터 공지 댓글(링크)에 유저들의 항의가 속출했지만, 사실 이때까지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난 수익화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애드센스를 단 것도 사실은... 블로그 관리자 메뉴의 '수익' 이라는 항목이 마치 '이래도 안 할꺼야?' 라고 도발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래 어디 한번 달아보자!' 라는 식으로 단 것뿐이다. (링크)

내가 애드센스를 통해 얻은 수입은 1년에 100달러 정도. 연봉 10만원이다. 이것도 타먹는 주기가 가면 갈수록 늦어지는 게 보인다. 아무튼 이 사태가 벌어진 후 광고 게재 제한까지 당하는 사례들도 보이는 등, 뭔가 중대한 사태라고 생각한 나는 애드블록을 끈 상태로 내 블로그의 아무 게시물에 접속해보았다.

그런데...

 

 

세상에... 이게 뭐야!!!!!!

광고판을 달때 난 본문 상단에 광고가 좌우로 2개씩 나오도록 이쁘게 배치해뒀다. 광고 사이즈도 미관상 작게 나오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설정해두었다. 그런데 그 밑으로 카카오가 멋대로 큼지막한 광고판을 달고 자빠진 것이다.

(어떤 유저들은 카카오가 붙인 광고판이 자신의 광고판보다 위쪽에 달려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앵커 광고라고 해서, 브라우저 하단에 더 큼지막한 광고판이 튀어나오는 등 아주 블로그가 광고 천국이 되어버렸다. (앵커 광고나 전면 광고같은 형태의 광고판은 지금까지 달아본 적이 없다.)

공지에선 본문 상단, 본문 하단 중 한 곳에 노출된다면서... 본문 상단도 모자라 브라우저 하단에까지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앵커 광고는 매번 뜨지 않는 걸로 보아, 낮은 확률로 노출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후,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애드센스 보고서에서 페이지뷰가 감소했다라는 부분이다.

내 블로그 또한 페이지뷰가 사태 이전에 비해 감소된 점이 확인된다. 카카오쪽 애드센스 계정에서 페이지뷰를 일부 가져가는 게 아닐까하고 유저들은 추측하고 있다.

 

 

보통 내 블로그처럼 게임이나 IT쪽을 주로 다루는 블로그는, 대부분의 방문자들이 애드블록을 깔고 들어오기 때문에 광고 수익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러므로 이쁘게 설정했던 상단 광고는... 주석 처리를 통해 잠시 끄기로 한다. 안 그러면 게시물 진입 때 본문이 아닌 커다란 광고판들이 맞이해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구글이 트집을 잡을 수도 있을테니까.

이제 남은 건 낮은 확률로 뜨는 앵커 광고인데... 그건 아예 블로그에서 광고 코드를 싹 날려야 안 뜨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비록 1년에 10만원 남짓이라고 해도 무수익보다는 낫다는 미련 때문에 광고판을 전부 날리지는 못 하겠다...

 

 

( 출처 : 네이버 뉴스 / 링크 )

 

애당초 카카오가 이런 기괴한 행동만 벌이지 않았더라도, 광고판에 신경 쓸 필요없이 내 할 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 회사 광고 플랫폼인 애드핏도 있는데, 왜 카카오는 유저들의 블로그에 기를 쓰고, 블로그 미관까지 훼손해가면서 자기들의 애드센스 광고판을 부착해대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는 수익성 블로그라고 해서, 돈 되는 단어만 나열해가며 글 쓰는 것도 영 꺼림칙하게 여겼는데... 이번에 카카오가 보여준 행태는 이를 뛰어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일이다. 돈을 번다고 해도 이렇게 개같이 벌려고 들 줄은 몰랐다.

'천민자본주의' 와 '황금만능주의' 라는 단어가 자꾸만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이번 사태로 인해 네이버 블로그, 구글 블로그스팟, 워드프레스 쪽으로 이주하는 블로거들도 보인다.

나는 아직... 별로 이주할 생각은 없다. 블로그 하나 때문에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싶지도 않고, 인터넷 세상에 이 블로그의 링크가 걸린 곳이 수두룩해서 주소를 바꾸는데에 리스크도 크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다.

그럼 이만...